요즘 교토 여행 가보신 분들, 혹시 뭔가 좀 달라졌다고 느끼지 않으셨나요? 예전엔 어딜 가나 일본 사람들로 북적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더라고요. 특히 유명하다는 관광지들 말이죠.
북적이는 교토, 이제는 숨은 명소로?
얼마 전 교토시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이게 그냥 기분 탓만은 아니었어요. 후시미 이나리 신사처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곳들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작년보다 30%나 늘었다는데, 정작 일본인 관광객은 15% 정도 줄었다는 거예요. 완전 역전 현상이죠.
그럼 일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이제 '定番(테이반)'이라 불리는 스테디셀러 관광지 대신 좀 더 한적하고 숨겨진 '穴場(아나바)' 스팟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는 점이에요. 교토시 조사에서도 야마시나, 후시미, 니시쿄 같은 외곽 지역은 일본인 방문객이 20% 이상 늘었고, 특히 교토 북서쪽의 '케이호쿠' 지역은 무려 59%나 증가했다고 해요.
케이호쿠가 어떤 곳이냐면, 교토 시내에서 차로 한 40분 정도 가면 나오는, 자연 좋고 물 맑고 오래된 절이나 신사도 있는 그런 곳이에요. 거기서 100년 넘게 요리 료칸을 운영하시는 분 말씀에 따르면, 요즘 손님들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대요. "교토 유명한 곳은 한두 번 가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더라. 좀 조용히 여행할 만한 곳 찾다가 여기까지 왔다"고요.
실제로 케이호쿠를 찾은 관광객들도 비슷한 말을 하더라고요. "사람, 사람, 사람… 길까지 삐져나와 있는데 그런 데서 운전하다 사고 날까 봐 무서워서 중심가엔 가고 싶지 않다"고요. 듣고 보니 정말 공감 가는 이야기죠.
물론 교토시에서도 이런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려고 관광객 분산 정책 같은 걸 펴고 있긴 해요. 주변 관광지로 사람들을 유도하는 캠페인도 하고요. 이런 노력 덕분에 외곽 지역 방문객이 늘어난 측면도 있겠죠. 하지만 현지에선 아직 일본인 관광객이 확 늘었다는 체감은 좀 덜하고, 교통편 같은 인프라가 부족한 곳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와요. 과연 앞으로도 이런 '탈(脫) 유명 관광지' 흐름이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오버투어리즘과의 전쟁, 교토의 고민
오버투어리즘 이야기가 나온 김에, 교토시가 내놓은 대책들을 좀 더 살펴볼까요? 작년 6월부터 주말이랑 공휴일 한정으로 '관광 특급 버스'라는 걸 운행하기 시작했어요. 교토역 앞에서 출발해서 기요미즈데라(청수사) 근처 고조자카까지 직통으로 가는 노선이에요. 원래 중간에 정류장이 6개나 있는데, 이걸 다 건너뛰는 거죠. 왜냐하면 일반 버스에 관광객이 너무 많이 타서 정작 주민들이 못 타는 문제가 심각했거든요.
요금은 한 번 타는데 500엔. 일반 버스가 230엔 정도니까 두 배가 넘죠. 1000엔짜리 1일권으로도 탈 수 있고요. 이걸 타본 여행 분석가 말로는, 꽤 붐비긴 하지만 그래도 앉아가면 다른 버스보다는 훨씬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고 해요. 주말 한정인 게 아쉽다, 평일에도 운행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고요. 근데 문제는 이 버스를 운행해도 여전히 일반 버스도, 특급 버스도 둘 다 붐빈다는 거… 역시 교토의 인기는 대단하네요. 아니면 아예 현지 사정에 밝은 관광 택시나 가이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네요. 좀 더 편하게 이동하면서 숨겨진 명소나 맛집 정보를 얻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참고로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의외로 2월부터 3월 초까지가 교토가 1년 중 가장 한산한 시기래요. 3월 말이 되면 벚꽃 시즌이라 인바운드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하고요.
교토 뿐 아니라 일본 전체적으로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엄청나게 늘고 있어요. 작년엔 역대 최고인 3687만 명이 방문했고, 이들이 쓰고 간 돈이 8조 엔이 넘는다고 해요. 근데 이 관광객의 70%가 도쿄, 오사카, 나고야 같은 대도시에 몰리다 보니 오버투어리즘이나 숙박비 폭등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죠. 정부 목표는 2030년까지 연간 6천만 명 유치라는데, 이러다 정말 감당 안 되는 수준이 되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되네요.
교토시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려고 얼마 전 숙박세 인상 카드도 꺼내 들었죠. 지금은 숙박 요금에 따라 최대 1000엔까지 부과하는데, 2026년 3월부터는 이걸 최대 1만 엔까지 올린다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세수가 지금의 두 배가 넘는 130억 엔 정도가 될 걸로 예상하는데, 교토 시장은 이걸 시민 생활 개선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어요.
전문가 의견은 좀 더 구체적이에요. 세금이 많이 걷히는 건 좋은데, 이걸 정말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써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면 버스 혼잡이나 도로 정체 해소, 쓰레기 청소 빈도 늘리기 같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요. 사실 교토는 가만히 있어도 관광객이 오는 곳이니, 이제는 홍보보다는 도시 환경 개선에 집중해서 주민들이 '아, 우리 동네 살기 좋다'고 느끼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살고 있는 사람이 좋은 도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도시로서 실격"이라는 말이 참 와 닿네요. 주민과 관광객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최우선 과제라는 거죠.
북적이는 곳 피해 떠나볼까? 추천 일본 여행지
교토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이렇게 어딜 가나 사람이 많은 게 부담스럽다면, 아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 앞서 등장했던 자국 여행 전문가 분이 추천하는, 비교적 외국인 관광객이 적으면서도 매력적인 자국 여행지들이 있더라고요.
첫 번째는 '미야자키'예요. 맛있는 거 좋아하시면 지토코(토종닭), 미야자키규, 교자 등이 유명하고요. 골프 좋아하시는 분들, 다카치호 협곡 같은 대자연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도 좋대요. 무엇보다 공항에서 시내가 가깝다는 게 큰 장점! 신칸센이 안 다녀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이 다른 규슈 지역(가고시마, 후쿠오카, 구마모토)에 비해 훨씬 적다고 해요. 분석가 왈, "맛있는 거 먹고, 골프 치고, 낮잠 자고… 게으름 피우기에 최고의 장소"라고 극찬하더라고요.
두 번째는 '가나가와현 유가와라'. 도쿄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온천 마을이에요. 옛날 느낌 나는 거리 풍경도 좋고, 3월에는 '우메 마츠리(매화 축제)'도 열린대요. 바로 옆 동네인 아타미는 외국인들로 꽤 붐비는데, 유가와라는 그 정도는 아니어서 조용히 온천 즐기고 쉬기에 좋다고 하네요.
세 번째 추천지는 '고치'. 여기는 뭐니 뭐니 해도 풍부한 해산물과 맛있는 니혼슈(일본 술)죠! 바다도 있고 강도 있어서 즐길 거리가 다양하고요. 오사카에서는 비행기로 1시간도 안 걸리고, 도쿄에서도 1시간 20분 정도면 갈 수 있어요. 특히 '히로메 시장'이라는 곳이 유명한데, 아침부터 술 마실 수 있는 포장마차촌 같은 곳이래요. 거기서 시끌벅적하게 먹고 마시면서 중간중간 관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하네요. 이 세 곳의 공통점은 역시 '외국인 관광객이 적다'는 점! 이게 요즘 여행지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 교토의 유명 관광지는 외국인 관광객 급증과 함께 일본인 관광객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많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혼잡을 피해 교토 외곽의 케이호쿠나 야마시나 같은 숨겨진 명소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 교토시는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결을 위해 관광 특급 버스 운행, 숙박세 인상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교통 혼잡 해소 및 주민 만족도 향상 등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 붐비는 유명 관광지 대신, 미야자키, 유가와라, 고치처럼 비교적 한적하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국내 여행지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궁극적으로는 관광객과 현지 주민이 공존하며 만족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관광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